대법원, 성년후견 개시된 부모 학대 시 존속학대죄 인정

이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1/08 [16:59]

대법원, 성년후견 개시된 부모 학대 시 존속학대죄 인정

이은희 기자 | 입력 : 2026/01/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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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경기] 대법원 “부양의무는 후견제도와 별개…보호자 지위 소멸 안 돼”

 

대법원 2025. 11. 6. 선고 2025도12963 판결은 직계존속에 대해 성년후견이 개시된 경우에도, 해당 존속을 학대한 직계비속은 형법상 존속학대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성년후견인이 별도로 선임돼 있더라도, 직계비속의 부양의무와 형사상 보호자 지위는 소멸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사건의 배경은 피고인은 직계존속인 피해자에 대해 존속학대, 재물손괴, 절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 등),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에게는 이미 성년후견인이 선임돼 있었고, 피고인은 이를 근거로 자신에게는 더 이상 보호자 지위가 없어 존속학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상고했다.

 

쟁점사항은 성년후견과 존속학대죄의 관계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부양의무의 대상인 직계존속이 존속학대죄의 객체가 되는지, 직계존속에 대해 성년후견이 개시되고 별도의 성년후견인이 있는 경우에도 직계비속에게 존속학대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의 판단은 민법 제974조 제1호, 제975조를 근거로 직계비속은 자력 또는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직계존속에 대해 부양의무를 부담한다고 전제했다. 이러한 부양의무의 대상인 직계존속은 직계비속의 보호를 받는 사람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273조 제2항이 규정한 존속학대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한 대법원은 성년후견 제도는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의 제한능력을 보충하기 위한 제도일 뿐, 부양의무와는 별개의 법률관계라고 밝혔다. 따라서 직계존속에 대해 성년후견이 개시돼 별도의 성년후견인이 선임돼 있더라도, 부양의무를 지는 직계비속이 직계존속을 학대했다면 존속학대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해자에게 성년후견인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부양의무나 보호자 지위가 소멸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또한 다른 범죄사실에 대한 판단은 재물손괴, 절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폭행 등), 주거침입 부분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보아 모두 유죄를 유지했다.

 

이번 판결은 성년후견 제도의 개시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 구성원의 부양의무와 형법상 보호의무는 유지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데 의미가 있다. 고령자·취약계층 보호와 관련해, 존속학대에 대한 형사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책임 회피를 제한한 판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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